Tornado House

위치 :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
용도 : 근린생활시설, 단독주택
규모 : 지하 2층, 지상 2층
준공 : 1993

건축주는 장성한 두 아들과 함께 세 가구가 각기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가지면서도 동시에 한 채인 집을 원했다. 앞 뒤의 높이 차가 6미터에 이르는 대지의 조건 상 스케일이 작고 좁은 중정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. 많은 고심을 한 끝에 2차원적 곡률이 아닌 3차원 곡률이 적용된 즉, 하단은 좁지만 상부로 갈수록 점차 넓어지는 토네이도를 닮은 중정을 만들게 되었다. 중정을 이루는 벽은 하늘을 향해 점점 더 넓게 열린다. 이 벽은 진입할 때는 직각인데 가면서 올라갈수록 벽이 눕는 것처럼 각도가 열린다. 그래서 느껴지는 공간감이 실제 크기보다 더 크다.

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'집에 들어가는 과정'이다. 집에 들어가는 첫번째 공간이 마당이 아니라 계단참이다. 그곳에서 반층 내려가면 이 집의 진짜 마당이 있고 반층 위로는 건축주의 공간, 그리고 거기서 한층 더 올라가면 양쪽으로 두 아들의 공간이 마주보고 서 있다. 집으로 돌아올 때 바깥에서 어깨에 짊어지고 온 짐들을 집에 들어가는 순간 깨끗이 잊혀지는 그런 느낌을 바랬다.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만들고 싶어서 반층 떠 있는 계단 참, 그라운드가 없는 허공 위의 공간을 이 집의 첫 공간으로 정했다. 이 집에 들어서면 울림이 있다, 단순히 청각적 울림만이 아니라 묘한 공명이 존재한다. 원통에 살짝 가려진 입구를 돌아 들어서는 중정의 공간이 바로 모든 울림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.